누가 어깨를 두드려 주기보다, 그저 곁에 조용히 있어 주기를 바라는 날이 있어요. 시는 그런 자리에 잘 어울려요. 크게 말하지 않고, 대신 오래 남거든요. 마음이 지친 날 곁에 두면 좋은 시 네 편을 골랐어요.
이별이 아직 이별 같지 않을 때
잊었다고 세 번을 말하지만, 그 말이 오히려 잊지 못했다는 고백처럼 들려요. 슬픔을 직접 말하지 않고 에둘러 담는 방식이, 지친 마음에는 더 편하게 스며들어요.
혼자여도 괜찮다고 말해 주는 시
꽃은 아무도 보지 않아도 핀다는 사실이, 어떤 날엔 큰 위로가 돼요. 남의 시선과 상관없이 제 결대로 살아도 된다고, 산이 대신 말해 주는 것 같아요.
다시 걸어도 괜찮다고
늘 걷던 길인데도 “새로운 길”이라 부르는 마음이 좋아요. 어제와 같은 하루라도, 오늘은 오늘의 걸음이라는 걸 조용히 일러 줘요.
가장 낮은 곳의 안식
거창한 곳이 아니라 강변, 금모래빛, 갈잎의 노래. 위로는 대개 이렇게 소박한 얼굴로 와요. 네 편 모두 문턱에서 전문을 읽을 수 있어요.
문문은 매주 일요일, 이런 시 한 편을 편지로 골라 보내요. 오늘 마음에 남은 시가 있었다면, 다음 편지도 그 곁에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