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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큐레이션

필사하기 좋은 시 — 손으로 옮겨 적고 싶은 시

문문 · 2026.07.08

요즘 시 필사가 다시 유행이에요. 좋아하는 문장을 눈으로만 읽지 않고 손으로 한 번 옮겨 적으면, 문장이 몸을 통과하면서 마음에 더 오래 남아요. 무엇보다 한 자 한 자 눌러 쓰는 그 시간이 참 고요하죠. 필사하기 좋은 시 세 편을 골랐어요.

한 자 한 자 눌러 담고 싶은

진달래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
문턱에서 「진달래꽃」 전문 읽기 →

말의 결이 부드러워서 손으로 옮겨 적을 때 특히 예뻐요. 소리 내어 읽으며 한 줄씩 써 보면, 왜 이 시가 백 년 넘게 사랑받는지 몸으로 알게 돼요.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는

자화상」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문턱에서 「자화상」 전문 읽기 →

긴 호흡의 문장을 천천히 옮겨 적다 보면, 우물을 들여다보는 시인의 마음속으로 같이 걸어 들어가게 돼요. 필사는 이렇게 시의 속도로 나를 늦춰 줘요.

담담한 위로를 적어 두고 싶을 때

못 잊어」 · 김소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문턱에서 「못 잊어」 전문 읽기 →

필사 팁 하나 — 잘 쓰려 하지 말고, 좋았던 한 연만 골라 천천히 적어 보세요. 글씨가 삐뚤어도 괜찮아요. 세 편 모두 문턱에서 전문을 볼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시를 골라 오늘 밤 한 페이지 옮겨 적어 보세요.

문문의 일요일 편지는 필사하기 좋은 시를 자주 골라 보내요. 손으로 남기고 싶은 한 편을, 매주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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