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당신에게 현실과 픽션을 구분하는 능력을 길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의사는 검사지에 얼굴을 푹 박아넣고도 당신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둥 중얼거린다. 다만 당신은 이것이 일종의 시뮬레이션이라는 사실을 안다. 당신은 의사의 면상에 주먹을 꽂아 넣고는 그곳을 재빨리 빠져나간다. 저 미친놈, 저 녀석 잡아, 코뼈가 부러졌어. 발소리는 끝 있는 복도 안에서 유한하게 퍼져 나간다. 무슨 일인가 싶어 문을 박차고 나온 환자들의 어깨에 몸이 툭툭 걸릴수록 속도는 늦춰진다. 그리고 당신은 순식간에 붙잡힌다.
당신은 꽤나 어둡고 깊은 병실로 이송된 모양이다. 암전된 공간 속에서 당신은 새로운 경험을 기다리지만 그것은 오지 않는다. 그제서야 당신은 눈을 감고는 다른 선택에 대해 그려보며 이렇게는 하지 않아야겠다 혼자 되뇌이다 자기도 몰래 잠에 든 사이 가래침에 목이 막혀 죽었다.